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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초 이야기 ♣

pisa (Homepage)

2021-05-25 08:44:15, 조회 : 3, 추천 : 0

옛날에 음기(淫氣)가 아주 센 대가집 마나님이 있었어요

하루는 마나님이 조용히 삼월이를 불렀지요

마님이 호미를 들고 뒤뜰로 따라 오라 해서 따라 갔더니

아주 작은 씨앗을 주며 심으라 했어요

그러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때때로 물을 주며 잘 가꾸라 했지요

어느덧 새싹이 돋아나 손바닥만하게 자랐는데

이때 마님은 삼월이를 다시 불러 이르기를

이 풀의 잎사귀를 뜯어다 다른 사람은 주지말고

아무도 몰래 서방님 밥상에만 올리라 했어요

서방님은 이 풀을 먹고 양기(陽氣)가 올라 음욕(淫慾)이 센 마나님의

정욕(情慾)을 마음껏 채워주었다고 하는데

남모르게 심어 가꾸는 풀이라 하여 ”은근초“라 하였지요

지금은 이 은근초를 ‘상추나 상치’라고 부르고 있어요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상추가 신(腎), 즉 정력에 좋다“하여 상추를 많이심고 적게 심음에 따라

그 집 마나님의 음욕(淫慾)을 간접 시사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상추는 남에게 보이지 않게 심어야 했어요

이는 상추대를 자르면 솟아나는 하얀즙이 마치 남성들의 정액과 비슷하다 여겨

생겨난 이야기인데 그래서 상추를 ‘은근초’라 불리게 되었지요

예부터 ”가을 상추는 문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귀하고 맛있는 채소로 취급되었으며

고려때 원나라로 끌려간 궁녀나 시녀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뜰에 상추를 심고 먹을 때 마다 망국의 한을 달랬다고 하지요

상추는 재배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고 하는데

기원전 4500년경의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작물로 기록될 정도 이지요

기원전 550년에 페르시아 왕의 식탁에 올랐다는 기록도 있고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중요한 채소로 재배되었다고 하지요

중국에는 당나라 때인 713년의 문헌에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며

한국에는 연대가 확실치는 않으나 중국를 거처 전래된 것으로 간주되고 있어요

현재는 한국,중국,일본,미국,영국 등 많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상추 또한 품종이 많이 분화되어 결구상추, 잎상추, 배추상추, 줄기상추의

4가지 변종으로 나뉘어 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잎상추를 많이 심으나 요즘에는 결구상추도 많이 재배하고 있는데

주로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재배되고 있어요

상추는 셀러드나 쌈을 싸 먹는데 이용되고 있으며 겉절이로도 많이 먹지요

상추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빈혈환자에게 좋으며

줄기에서 나오는 우유빛 즙액에 락투세린과 락투신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진통과 최면효과가 있어 상추를 많이 먹으면 잠이 오기도 하지요

상추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먹어오던 역사깊은 채소로

고려시대때에는 상추로 밥을 싸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에게 오랫동안 친숙한 채소임을 알수 있어요

또한 상추의 어원은 ”날로 먹을수 있다“하여 생채(生菜)가 변화한 것으로 보이나

송대(宋代)의 문헌인 ‘청아록’에 의하면

와국(萵國)에서 건너온 풀이라 하여 와거(萵苣) 또는 와(萵)란 이름이 붙었으며

와국에서 사신들이 왔을 때 수나라 사람들이 상추 종자를 비싸게 사들였기로

천금채(千金菜)라 부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또 산림경제(山林經濟) 벽충법(辟蟲法)에는

단오일(端午日)에 상추잎(萵苣葉)을 채취하여 궤(櫃)속에 넣어두면

좀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이러한 상추를 한방(韓方)에서는

상추가 오장(五臟)을 이롭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원기(元氣)를 돕고

근육이나 뼈를 튼실하게 하며, 구취(口臭)를 없애고, 치아를 희게 하며

혈맥이 잘 통하게 하고, 산후에 젖이 잘 나오게 하고, 이뇨작용을 하며

창자를 이롭게 하여, 열독(熱毒)이나 주독(酒毒)을 풀어준다고 하였어요

상추는 시원한 맛을 주는 한편 특유의 단맛과 쓴맛이 있어

식욕을 잃기 쉬운 봄철이나 여름철에 먹으면 아주 좋다 하지요

그리고 상추를 중국어로는 생채(生菜)라 하는데

우리말 생채는 오이나 무같은 것을 채썰어 양념에 묻힌 것을 생채라고 하지요

그러나 중국말 생채(生菜)가 우리나라에 건너와

음운변화를 일으켜 ‘상추’ 또는 ‘상치’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생(生)의 고대음이 ‘상’이고 채(菜)의 고대음이 ‘추’나‘치’이기 때문에

상추 또는 상치가 되었다는 설도 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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